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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 번은 반드시 가야 할 ‘죽음’은 영원한 이별의 길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며 은총에의 초대임을 서술한 스즈키 히데코 수녀의 죽음 묵상집 제1권.

원제목은 <죽어 가는 사람들이 전해주고 싶은 말>.
약 20년 전 ‘죽음 체험’을 하고 이후 말기 중환자들의 간호와 내적 치유에 관여하고 있는
저자의 체험적인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죽음은 회피하거나 두려워할 존재가 아니라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야 하는 선물이다.
왜냐하면 죽음은 사람이 이 세상에서 해야 할 사명을 다했을 때 비로소 주어지는 은총이기 때문이다.

죽음을 아름답게 볼 수 있을 때 하루하루의 삶을 더욱 소중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이 우리의 가슴에 남겨 주는 여운이다.

한국의 독자들에게 · 4
생명과의 만남 · 9
고향의 어머니 · 30
“내 이름을 외쳐 불러주오” · 54
마지막 선물 · 65 만취, 만월의 그 달님 · 79
빛으로 역전할 때 · 88
마녀의 마술· 102
행복이 있는 곳 · 121
바닷가의 소년 · 129
젊은 수녀가 겪은 마음의 어둠 · 136
‘과연 그랬군요, 선생님’ · 145
이즈의 어부 · 155
모국 · 164
진혼가 · 173
판도라의 상자 · 189
운명의 선의 · 210
‘과월’(過越)의 기록-네 통의 편지 · 229
저자 후기 · 249
역자 후기 · 252 


<가톨릭 신문 2006.10.29> 은총·선물로서의 죽음 이해 누구를 막론하고 한 번은 가야 하는 길.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 아니라 새로운 만남의 시작이며 은총에의 초대임을 일러주는 묵상집이다. 스스로 20년 전 죽음의 체험을 한 뒤 말기 중환자들의 간호와 내적 치유에 헌신하고 있는 저자가 한 인간으로서, 그리고 하느님께 일생을 봉헌한 수도자의 체험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죽음이란 이 세상에서 자신의 소명을 다했을 때 비로소 주어지는 은총이며, 죽음의 저 너머에는 빛의 세계가 기다리고 있음을 우리에게 알려준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결코 죽음을 두려움의 존재가 아니라 마음을 열고 받아들여야 하는 선물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많은 이들이 죽음에 대해 말하지만, 거의 모든 이들은 결코 미리 체험할 수 없는 그 죽음이라는 존재에 대한 깊은 두려움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우리가 쉽게 느끼지 못하는 죽음의 또 다른 면, 즉 죽음이 얼마나 삶에 힘을 주는지, 그리고 죽음이 얼마나 삶을 아름답게 만들어주는지를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위령성월을 맞아 죽음을 묵상하는데 적절한 책이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스즈키 히데코 : 성심수녀회 수녀로 현재 일본 성심여대에서 일본 근대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문학요법 및 근대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문학용법 및 심리요법을 통해 말기 중환자들의 내적 치유를 돕고 있으며 저서로는 「사랑과 치유의 365일」, 「가장 아름다운 화해 이야기」 등이 있다. 여기 인용한 글에서도 보듯 저자는 죽음이란 결코 두렵고, 공포스런 것이 아니라 영원한 행복과 평화로 여겨지는 밝은 어떤 빛과의 만남임을 자신을 비롯해 많은 죽은 이들의 경우를 들어 알리고 있다. 또한 죽은 이들은 임종 직전 ‘화해의 시간(숨이 멈추기 전 잠시 의식이 분명히 회복되는 때)’을 통해 남은 친지들에게 삶이란 ‘주어진 상황 속에서 밝고 즐겁고 자기답게 지내는 것’이라는 점을 알려주고 있다고 실례를 들어 전해주고 있다. 누구나 한 번은 맞이해야 하는 죽음. 나는 어떻게 맞을 것인지 이 책에 실리 여러 경우를 통해 다시 한 번 가늠해 보는 시간 갖기를 바란다. ‘과연 그랬군요. 선생님’ 조용한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고베의 어느 동네 언덕길을 걸어 올라가면 왼쪽에 갑상선 전문병원이 있습니다. 제 친구인 스미 칸지 선생님이 그 병원의 원장입니다. 우리는 그분을 ‘과연 그랬군요, 선생님’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의사가 환자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은 약을 처방하거나 주사를 놓아주거나 하는 것만이 아니다. 환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존중하며 그들이 참으로 바라는 것을 가능한 한 들어주는 것이다’ ‘과연… 선생님’은 이런 생각을 신조로 갖고 있는 분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인간의 육체가 치유되기 위해서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마음의 교류가 그 근저에 있어야 할 필요성을 실감하고 있는 의사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는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시간은 죽을 때라고 생각했습니다. 인생을 끝마치는 때에, 친숙했던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마음놓고 시간을 보내는 그 소중함을 생각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그는 병원을 개축하면서 임종하는 이들을 위해 거실을 하나 만들었습니다. 그 방엔 병자를 위한 독방에 붙여 다다미를 깐 열 칸짜리 방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많은 가족들이 숙박할 수 있게 만든 것입니다. 아무리해도 병이 낫지 않는다고 하면, 마지막 순간이나마 풍족하고 좋게 해주고 싶다는 염원에서 마련된 방입니다. ‘과연… 선생님’과 저는 그 방에 앉아 있습니다. 그래서 그의 모친에 얽힌 얘기를 듣게 된 것입니다. 이 방에 처음 들어가게 된 사람은 우연히도 그의 모친이었습니다. 그가 쉰 살 때의 일입니다. 병원 개축이 끝나고 얼마 안되었을 때 모친이 식도암에 걸렸다고 판명되었습니다. 그후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고는 ‘과연… 선생님’의 병원에 입원하여 방사선 치료를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목소리를 낼 수 없었고 병세는 호전되질 않아서 임종은 이제 시간 문제가 되지 그는 모친을 이 방으로 옮겼습니다. ‘과연… 선생님’은 틈틈이 모친을 찾아 문안을 드리며 밤에는 그 옆에서 묵었습니다. 어느 일요일 오후 늦게 그는 모친의 침대 곁에 앉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사진에서 본 어머니 젊었을 때의 모습, 신혼 초기의 청초하신 모습, 아이들을 가슴에 안고 전시를 살아 나오신 어머니, 장남의 전사 통지서를 받아 쥔 어머니의 손이 마구 떨리시던 일, 그러한 지난 일들이 하나하나 선명하게 연상되었습니다. 그의 가슴속에 뜨거움이 치밀었습니다. 그는 무의식중에 어머니의 두 볼에 손을 댔습니다. 어머니의 작은 얼굴이 그의 커다란 손 안에 감싸졌습니다.


저자 스즈키 히데코

성심회 소속 수도자로 일본 성심여자대학교 교수를 거쳐 현재 국제커뮤니언학회 명예회장, 일본 성심여자대학교 그리스도교 문화연구소 연구원으로 있다. 우리말로 번역된 저서로 『사랑과 치유의 366일』 『가장 아름다운 이별 이야기』 『가장 아름다운 화해 이야기』 『하느님은 인간을 어디로 이끄시는가』 『기다림 속에서 희망을 찾았습니다』 『행복을 발견하는 시간』 『상처주는 부모, 치유하는 부모』 등이 있다.


역자 최경식
최경식씨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졸업, 현재 미국에서 (주) 마리 마르셀을 경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