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신문 2013. 01. 13발행 [1199호]
[출판]김혜윤 수녀, '예언서' 출간으로 '쉽게 풀어 쓴 구약성경 시리즈' 완결
성경, 진솔하고 편안한 이야기로 다가가길
김혜윤(미리내 성모성심수녀회, 광주가톨릭대 교수, 사진) 수녀가 최근 「예언서」(생활성서/1만 2000원)를 끝으로 '쉽게 풀어 쓴 구약성경 시리즈'를 마무리 지었다. 2005년 「모세오경」을 시작으로 2007년엔 「역사서」를 선보였고 2010년 「시서와 지혜서」를 펴냈다. 책 출간 준비 시간까지 더하면 장장 10년에 이르는 대장정을 마친 셈이다.
"신자들이 성경을 엄숙하고 딱딱한 책으로 오해하지 않고 피하지 않게 하는 것, 성경이야말로 진솔하고 편안한 이야기며 평범한 소시민들 삶에 덥석 손을 내밀고 있음을 알려주고 싶은 갈망" 하나로 비바람, 눈보라가 휘몰아쳐도 꼿꼿이 버티며 오롯이 걸어온 길이었다.
김 수녀는 시리즈를 완간한 「예언서」 서문에서 "무슨 이런 소임이 다 있나? 그런 생각에 머리를 싸매고 방바닥에 주저앉아 있다가도, 센스 빠른 친구처럼 그때그때 보내주시던 하느님과 교회의 격려와 다정함 때문에 용케 마음을 다잡고 이 시리즈를 완성할 수 있었다"고 했다.
김 수녀가 펴낸 구약성경 시리즈는 개괄서와 학술서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 있는 책이다. 네 권 모두 비슷한 구성으로 이뤄졌다. 제1부에선 입문적 설명을 다루며 구약성경이라는 숲을 보여주는 데 충실했다. △그렇다면 왜 오경인가?(모세오경) △예언자들이 등장하게 된 사회적 배경(예언서) △히브리 시의 기법들(시서와 지혜서) 등처럼 주된 내용과 핵심 개념들을 먼저 짚어나갔다.
제2부에선 본격적으로 구약성경 각 권을 세밀히 파고들며 숲을 이루는 나무들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노력했다. 예를 들면 「예언서」의 경우 '제1이사야서'를 설명할 때는 △개관적 특징 △명칭과 인물 △시대적 배경 △구조와 간추린 내용 △편집의 주제 △신학적 주제를 살펴보는 식이다.
이 시리즈는 통독보다는 숙독이 어울린다. 하느님 말씀을 좀 더 깊이있게 새겨듣고 신학적 의미를 알고 싶어하는 신자들에겐 필독서처럼 여겨지는 책이기도 하다.
김 수녀는 "요즘 사람들은 성경에 나온다 해서, 계명이라고 해서 그 말씀을 마땅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성경을 올바로 공부하면 왜 그 말씀을 받아들여야 하는지 깨달을 수 있다"고 했다.
"성경에선 원수를 사랑하라고 하죠.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요. 세상 사람들은 자신을 해한 이들과 맞서 싸워 정의를 구현하라고 말하죠. 이 때 필요한 것이 성경말씀에 대한 설명이고 해석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것이 왜 보편적 진리가 되는가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주는 것이죠. 그 논리를 쉽게 풀어 쓰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어요."
아무리 쉽게 풀어썼다지만, 책 내용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김 수녀의 또 다른 저서 「구약성경 통권노트」(생활성서)부터 읽길 권한다. 현재 평화방송TV에서는 '김혜윤 수녀의 구약노트'가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본방송 매주 화요일 오전 9시).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