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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목자 프란치스코 교종의 ‘생명’에 관한 강론집!

누가 보든 보지 않든 상관치 않고 복음이 우리에게 요청하는 겸손과 관대한 태도로 단순한 행동 하나, 말 한 마디, 눈길 한 번을 필요로 하는 형제들 곁에 있고자 하시는 분, 교회 안팎으로 갈망과 고뇌를 가득 안고 갈 길을 몰라 헤매고 있는 이 시대와 교회에 우리가 가야 할 삶의 방향을 일러 주시는 프란치스코 교종.
이 책 『프란치스코, 한 사목자의 성찰-생명』은 프란치스코 교종이 부에노스아이레스 교구장 시절 집전했던 미사에서 한 강론 말씀 중 ‘생명’을 주제로 한 내용들을 모아 놓은 것으로 『프란치스코. 한 사목자의 성찰-자비』에 이어 나온 두 번째 책이다. 이 책을 통해 생명 자체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전해 주신 메시지를 다시금 깨닫게 될 것이다. 그 메시지는 다름 아닌 서로 용서하고 귀 기울여 들어주며 이해해 주고 사람들에게 평화를 전하며 참아 주는 것, 그리고 동정 성모님이 당신 아드님과 우리를 향해 지니셨던 모성 가득한 사랑처럼 그렇게 조건 없이 사랑하는 것이다. 매일 그리스도인으로서 살아가며 한 생명의 첫 순간부터 하느님 아버지의 품 안에 이를 때까지 우리가 생명의 문화를 수호하도록 마음을 여는 데 프란치스코 교종의 말씀은 깊고 풍부한 가르침이 될 것이다.

[책속으로]
오늘 우리는 슬퍼하는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가련한 사람들과 더불어 하나 되어 기도해야겠습니다. 우리의 기도가 아버지 하느님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주님께서 무책임한 사람들에 의해 강탈당한 수많은 젊은이에게 영원한 안식을 허락하시길 바랍니다. 재난을 극복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간호사, 의사, 자원봉사자, 소방수 등)에게 힘을 불어넣어 주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기도가 고통으로 얼룩진 이 도시를 흔들어 깨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권력가가 아닌 주님께 희망을 두기를, 그리고 아이들과 젊은 이들이 결코 실험의 대상이 되지 말아야 한다는 진실을 깨닫게 되기를 바랍니다. 주님께서 당신 손길로 우리를 이끌어 주시길, 그리고 성모님이 우리를 인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 ‘고통받는 이들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본문 43쪽)에서


우리 모두의 손에는 밀알이나 가라지 씨를 뿌릴 가능성이 담겨 있습니다. 이 얼마나 오묘한 일입니까! 우리가 선의 씨앗을 뿌리면, 그다음에 일어나게 될 일에 대해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복음서는 이렇게 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땅에 씨앗을 뿌린 사람이 일어나건 자건, 낮이건 밤이건, 씨앗은 스스로 싹이 터서 자란다.” 선의 씨앗이 자라게 하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다시 말해, 병자를 돌보고 슬픔에 잠겨 있는 사람에게 관심을 두는 일, 그리고 그밖에 이와 비슷한 행동을 더욱더 풍요롭게 해 주시는 분은 하느님이십니다. 반면, 우리도 이미 아는 바와 같이, 가라지 씨를 뿌리는 자는 늘 분열시키는 말로 우리가 사는 지역과 가족, 그리고 일터 일치하지 못하게 하고 불화와 미움으로 가득 차게 합니다. 이것이 바로 악마가 하는 일입니다.
-‘선의 씨앗을 뿌리십시오’(본문 78쪽)에서



여러분은 과연 그렇게 아이들을 돌보고 있습니까? 생명은 계속해서 자라납니다. 그리고 성모님은 계속 그 생명을 동반해 주고 계십니다. 과연 여러분 역시 성모님처럼 생명을 잘 동반하고 있습니까? 여러분의 부모님은 어떠십니까? 여러분의 할아버지, 할머니는 어떠십니까? 여러분의 장인, 장모님, 시부모님은 어떠십니까? 여러분은 그분들을 잘 동반해 주고 있습니까? 그분들을 걱정하고 계시기는 한 겁니까? 그분들을 방문하시나요? 안타깝기 그지없는 일이지만, 건강상의 문제 또는 가정이 처한 상황으로 인해 종종 어르신들을 노인 요양원에 모시는 방법밖에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분들이 노인 요양원에 머물 때, 여러분은 토요일이나 주일을 그분들과 함께 보낼 수 있습니까? 여러분에게 생명을 선사해 주었던, 그러나 이제는 사그라져 가고 있는 이 생명을 잘 돌보고 있습니까?
-‘성모님은 생명을 동반하는 여인이십니다’(본문 90쪽)에서



주님은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들고 하늘을 바라보신 다음 음식을 축복하고 쪼개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음식을 주시며 군중들에게 나눠주도록 부탁하십니다. 이제 익명의 군중은 변화되어 인격화된 가족적인 공동체가 됐습니다. 이 공동체는 축복과 기적이 일어나는 공간입니다. 이 공동체에서 모두가 배불리 먹고 음식이 남기까지 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배불리 먹었다. 그리고 남은 빵 조각을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다.”(마태 14,20) 예수님께서는 다시금 군중인 우리 가운데서 다음과 같이 간청하십니다. 빵에 맞추어 공동체를 만드십시오. 은퇴 요양원에서, 학교 식당에서, 임시 숙박소에서, 동네잔치에서, 노동조합에서, 카리타스 자선단체에서, 본당에서 그렇게 공동체를 만들기 바랍니다.
-‘생명의 빵과 함께 책임을 나눕시다’(본문 156쪽)에서



개방성은 말의 문제가 아니라 행동의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늘 자신들과 함께 있는’ 본당 신부와 ‘결코 자신들과 함께하지 않는’ (“신부님, 저는 신부님이 늘 바쁘시다는 것을 압니다. 왜냐하면 할 일이 많기 때문입니다.”라고 애덕의 차원에서 먼저 말하며) 본당 신부에 대해 말하며 이 점을 표현합니다. 복음적인 개방성은 건물로 들어오는 여러 장소에서 이루어집니다. 쇼핑이 끊이지 않는 지역에 위치한 성당에서 오랫동안 성당의 문을 닫아 걸 수는 없습니다. 경비를 위해 돈을 지불하고 계속해서 고해소에 가야 하는 수고를 들여야 함에도, 성당에 찾아오는 신자들을 위해 문을 닫아선 안 됩니다. 과도한 소통이 넘쳐나는 이 세상에서 우리를 피곤하게 하는 적절치 못한 전화라 할지라도, 자동 응답기에만 의존하고 무작정 그런 전화를 피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소통의 문들은 외적이고 ‘매스컴적’인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얼굴을 드러내는 또 다른 소통의 문으로 우리의 눈이자 우리의 미소이기도 합니다. 용기를 내어 조금은 걸음을 늦추고 우리가 기다릴 수 있다는 사실을 바라보기 바랍니다.
-‘생명을 향해 우리의 문을 엽시다’(본문 189쪽)에서



최후의 만찬에서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고 성찬례를 제정하는 모습 속에서 계약에 대한 메시지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음을 봅니다. 예수님께서는 인간을 위한 생명의 빵이 되길 원하셨습니다. 이 계약을 살지 않은 사람에게 주님의 수난은 헛되며 십자가 위에 매달린 그분의 육신 또한 아무 소용없는 약탈품처럼 철저히 망가졌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찢기고 피 흘린 예수님은 그 몸을 영하는 사람들에게 온전히 살아 계십니다. 최후의 만찬에는 이미 부활의 희망이 담겨 있습니다.
-‘빵을 쪼개는 순간 그분을 알아보다’(본문 268쪽)에서




             

서언
예수님께서 하셨던 일을 행하십시오 ... 16
어머니, 저희가 생명을 돌보도록 도우소서 ... 24
예수님의 눈길에 여러분 자신을 맡겨 드리십시오 ... 35
고통받는 이들은 행복합니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입니다 ... 40
우리 모두는 초대받았습니다 ... 45
자유를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 53
생명의 전달자가 되십시오 ... 58
우리 아이들을 바라봅시다 ... 65
빛을 향해 우리 마음을 엽시다 ... 72
선의 씨앗을 뿌리십시오 ... 77
성모님은 생명을 동반하는 여인이십니다 ... 84
우리는 온유한 자 되도록 불림 받았습니다 ... 93
어린이들의 기쁨과 노인들의 지혜를 돌봐야 합니다 ... 99
예수님께서는 당신 백성과 더불어 눈물을 흘리셨습니다 ... 106
생명의 빵이신 예수님 ... 114
진복자들 ... 123
삶에 흔적을 남기십시오 ... 132
말씀의 빛 앞에서 ... 136
저는 저의 구세주께서 살아계심을 압니다 ... 143
생명의 빵과 함께 책임을 나눕시다 ... 152
화해하고 삶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십시오 ... 161
저희에게 표징을 주소서 ... 170
자녀 여러분, 여러분의 아버지 하느님을 잊지 마십시오 ... 177
생명을 향해 우리의 문을 엽시다 ... 183
이분은 여러분의 성자이십니다 그리고 이들은 여러분의 자녀들입니다 ... 195
생명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십니다 ... 201
당신의 하느님께서 기쁨의 기름으로 당신을 발라 주셨습니다 ... 206
생명의 축제를 지내기 위한 여백을 준비하십시오 ... 213
주님의 영이 제 위에 머무십니다 ... 222
그분께서 승리하셨습니다 - 생명의 승리 ... 231
자비로 인한 연약함 ... 238
생명에 이르는 것 ... 246
빵을 쪼개는 순간 그분을 알아보다 ... 265
주님, 저희가 다시 시작하도록 손을 건네소서! ... 273
추천의 글... 281
옮긴이의 글... 284
주註... 286 
 

[가톨릭신문 제2937호, 19면] : 발행일 : 2015-03-29

생활성서사 「프란치스코. 한 사목자의 성찰-생명」 발간 기념 ‘행복한 북 콘서트’

▲ 3월 19일 생활성서사 북카페에서 열린 ‘행복한 북 콘서트’ 참가자들이 강의 도중 파안대소하고 있다. ‘행복한 북 콘서트’는 매월 셋째 혹은 넷째 주 목요일 저녁에 진행된다.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 수가 늘어 어엿한 지역 문화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반생명 문화에 던지는 ‘생명 메시지’ 함께 나눠
화기애애한 가족적 분위기 ‘호응’
지역 문화의 장으로 자리매김

생명의 고동소리가 온 천지에서 들리는 3월. 프란치스코 교황 착좌 2주년을 기념해 ‘생명’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생한 통찰을 들여다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3월 19일 오후 서울 강북구 생활성서사 북카페에서는 「프란치스코. 한 사목자의 성찰-생명」(윤주현 신부 옮김/287쪽/1만3000원/생활성서사) 발간을 기념한 ‘행복한 북 콘서트’가 열렸다.

“우리는 194명의 희생자 뿐 아니라 그 이상을 위해 울고자 여기 모였습니다. 우리는 아직 울고 있지 않은 도시를 위해 울어야 합니다. (중략) 이 도시는 절대 울지 않습니다. 아니, 울 줄 모릅니다. 어머니의 마음을 갖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중략) 이 도시가 사람을 죽이는 대신 생명을 낳을 수 있도록 함께 웁시다.”

이날 강사로 나선 윤주현 신부(대구 가르멜 수도원장, 대전가톨릭대 교수)가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씀과 설명을 덧붙일 때마다 참가자들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윤 신부는 지난 2009년 아르헨티나 크로마뇽 화재 참사 5주년 기념미사에서 행해진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호르헤 마리오 베르골료 추기경(현 프란치스코 교황)의 미사 강론을 소개했다.

지난 2004년 발생한 이 참사에서는 700명이 부상당했고 194명이 숨졌다. 사망자 중 상당수는 화재현장에서 다른 이를 구조하러 뛰어든 젊은이들이었다.

윤 신부는 생명문화에 눈 감고 있는 이 시대에 프란치스코 교황의 힘 있는 메시지를 전하며 한국사회에서 벌어진 세월호 사건과도 접목시켜 설명했다. 아울러 이번에 발간된 책의 숨은 이야기를 전하며 참가자들의 흥미도 자극했다.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시절 집전했던 미사 강론 가운데 ‘생명’을 주제로 한 내용을 한 데 모은 것으로, 「프란치스코. 한 사목자의 성찰-자비」(윤주현 신부 옮김/232쪽/1만원/생활성서사)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됐다.

지난 2013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상을 전 세계에 소개하고자 부에노스아이레스대교구장 시절 강론을 ‘자비·생명·증언·사명’ 등 네 권의 책으로 출간한 바 있다.

책이 출간되자마자 문한림 주교(아르헨티나 산마르틴교구 보좌)가 장익 주교(전 춘천교구장)에게 우편으로 송부했고, 장 주교는 즉시 이 책들을 국내에 소개하기로 마음먹었다. 지난 1976년 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나는 바람에 현지에서 사제품을 받았던 문 주교는 신학생 시절부터 장 주교와 사제지간(師弟之間)이다.

장 주교는 곧바로 스페인어로 된 이 책들을 번역할 신부를 물색했다. 마침내 장 주교의 제안을 받아들인 윤주현 신부에 의해 한국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친서’(親書)를 접할 수 있게 됐다. 사실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에 즈음해 국내에 홍수처럼 쏟아진 교황 관련 서적은 생애를 설명하거나 인터뷰 등 제3자가 교황에 대한 이야기를 엮은 게 대부분이다.

장 주교는 “사도권고 「복음의 기쁨」과 이 책 네 권을 차분히 숙독하면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다”며 적극 추천했다.

이날 북 콘서트에서 윤 신부는 ‘생명 자체이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상과 영성을 소개하는 가운데 신자들로 하여금 시대의 징표를 읽도록 도왔다. 아울러 번역 과정에서 느낀 프란치스코 교황의 문체에 대한 재치 있는 입담으로 참가자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기도 했다.

북 콘서트에 참가한 강선숙(베로니카·57·인천교구 역곡2동본당)씨는 “소외된 이들을 품으면서도 생명에 대한 교황님의 말씀이 생생하게 와 닿았다”고 말했다. 강씨는 또 “화기애애하고 가족적인 분위기가 좋아 다음 북 콘서트도 참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10월부터 매달 열리고 있는 생활성서사 ‘행복한 북 콘서트’는 셋째 혹은 넷째 주 목요일 저녁에 1시간30분 정도 진행된다. 북 콘서트는 회를 거듭할수록 참가자 수가 늘어 이제 어엿한 지역 문화의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참가문의 02-945-5985~7 생활성서사


김근영 기자 (gabino@catimes.kr)

옮긴이 윤주현
맨발 가르멜 수도회 소속 신부로 가톨릭대학교, 테레시아눔(신학적 인간학 석·박사), 그레고리아눔(영성신학), 아빌라 신비신학 대학원(가르멜 영성)에서 수학했으며, 아빌라 신비신학대학원 교수를 역임하고, 현재 대전가톨릭대학교 교의신학 교수로 있다.
저서로 『성 토마스의 ‘신학대전’에서 본 여정자 인간』 『신비체험에 있어서 자유와 해방』 『성녀데레사가 초대하는 기도 여정』이, 역서로 『신학적 인간학』 『교회론』 『은총론』 『성녀 데레사와 함께 하는 ‘창립사’ 묵상』 『성녀 데레사의 기도 영성』 『성녀 데레사와 함께 하는 ‘완덕의 길’ 묵상』 『성녀 데레사의 그리스도 체험』이 있고, 그 외 다수의 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