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의 여정』은 기도하며, 기도에 관해 고민하며, 기도로 인해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묵상한 한 사제의 겸손한 기도 안내서이다. 여정의 시작부터 차곡차곡, 시간을 준비하고, 마음을 준비하고, 의욕을 덜어내고, 하느님이 가리키는 지도를 바라보라며 우리를 준비시켜 준다. 또한 이 책은 기도의 여정에서 우리가 흔히 길을 잃는 지점을 조목조목 짚어 준다. 사실 기도는 하느님의 은총이기에, 기도에 대한 열망도 하느님께서 주시는 선물이기에, 하느님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는 것이 기도의 근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기도의 여정』의 저자 남승택 신부는 광주 가톨릭대학교의 교수에 이어 신성여자중학교, 고등학교 교장으로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본당에서 신자들과 생활하면서 만나면서 체험한, 그리고 자신의 기도생활을 통해서 체험한 기도에 대한 묵상과 지혜를 정성스럽게 이 한 권의 책에 담았다.
기도는 초대이다
『기도의 여정』은 우리가 움직이기도 전에 먼저 문을 두드리시고 움직이시고 이끄시는 하느님을 강조한다. 그래서 기도를 ‘하느님께 정신과 마음을 올리는 것’(펠라지우스)이 아니라, ‘정신과 마음을 하느님께로 여는 것’(토머스 그린)으로 정의하며, ‘기도를 잘하기 위해서 말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 감실 안에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을 알고 그분께 마음을 열면, 하느님이 그곳에 계시기 때문에 가장 훌륭한 기도가 된다.’(성 요한 비안네)라고 설명한다.
이것은 하느님께서 언제나 우리 곁에 계시고, 먼저 우리의 기도에 참여하시며 이끄시기 때문에 기도에 대한 우리의 무력감이나 실망감, 진보하지 않는 듯한 영적 초조함에 좌절하거나 굴복하지 말라는 격려이다.
“보라, 내가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있다. 누구든지 내 목소리를 듣고 문을 열면,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 그와 함께 먹고 그 사람도 나와 함께 먹을 것이다.”(묵시 3,20).
기도는 끊임없는 질문이다
『기도의 여정』은 하느님을 위한다면서 실제 하느님을 지향하지 않는 신앙인의 흔한 오류를 경고하며, 길을 잃지 않기를 권고한다. 주님을 대접하려던 마르타의 희망은 함께 머물며 마음을 나누기를 원하시는 주님의 바람을 헤아리지 못했기에 잠시나마 방향을 잃었으나, 지금의 우리가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며 살피도록 길잡이가 되어 준다.
기도는 하느님의 뜻을 헤아리고,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것을 함께 소망하며, 하느님께서 이끄시는 곳을 바라보아야 하기에 신앙인은 끊임없이 질문해야 한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가?, 하느님은 무엇을 바라시는가?
기도는 돌아섬이다
하느님께로 돌아서면 하느님은 과거의 모든 잘못을 잊으시고, 죄로 인해 생긴 빚을 헤아리지 않으시며, 오히려 죄인을 전보다 더 사랑해 주십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은총의 신비입니다.(본문 중에서)
인격과 글에서 동시에 풍기는 향기
- 이연학 요나 신부가 추천하는 『기도의 여정』 -
기도는 말이나 개념이 아니라 체험의 영역에 속합니다. 인생의 중요한 영역들이 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기도가 그러합니다. 그런 영역에서는 체험한 사람, 그리고 지금도 체험하고 있는 사람만 다른 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말을 해 줄 수 있습니다. 자기가 걸어가 본 만큼만 다른 이를 안내해 줄 수 있는 법입니다.
신부님은 지금도 기도의 길을 걷고 있는 분입니다. 그래서 이 책의 행간行間에는 오래 전부터 꾸준히 기도해 온 분에게서만 풍기는 향香이 배어 있습니다.
인격과 글에서 동시에 풍기는 이런 ‘향기’야말로 사실 가장 큰 힘입니다. 무슨 말이든 정작 중요한 것은 그 내용에 앞서 말하는 사람의 현존現存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내용으로만 전달되지 않고 무엇보다 말하는 이의 현존으로 반사되기 때문입니다.
_ 이연학 신부(올리베따노 베네딕도회)의 추천의 글에서
추천의 글 6
길을 떠나며 18
펠라지우스의 함정 36
먼저 기도하시는 분 54
이끄심을 따라서 74
마르타야, 마르타야! 86
들음, 기도의 시작 98
식별의 시기 112
식별에 대하여 114 | 가장 소중한 시간, ‘오늘’ 118 | 마음을 열다 121
하느님을 바라보다 124 | 함께 걸어가다 128
기도를 위한 수련 138
감사하기 139 | 신뢰하심을 신뢰하기 146
고요하게 머물기 156 | 나를 알기 163
어둔밤의 은총 178
다시 시작 196
글쓴이 남승택
제주교구 소속 사제. 광주 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1988년에 서품을 받았다. 제주교
구청 교육국장을 지냈고, 광주 가톨릭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였다. 신성여자중학교, 신성여자고등학교 교장을 거쳐 현재는 제주 중앙성당에서 사목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