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의 기도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가톨릭 신앙인들이 가장 먼저 접하고 가장 많이 바치는 기도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당연 ‘주님의 기도’를 꼽을 것이다. 예수님께서 친히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신 유일한 기도인 주님의 기도는 오랜 세월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역사 안에서 살아 숨 쉬며 하느님께 바쳐졌다. 그렇게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에 의해 바쳐져 왔던 주님의 기도이지만 그 본래의 의미를 정확하게 알고 있는 신앙인들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신앙인들은 신앙생활을 시작하며 가장 먼저 주님의 기도를 배운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주님의 기도가 담고 있는 그 의미를 잊은 채 무미건조하게 혹은 반사적으로 주님의 기도를 바치곤 한다. 나아가 자신이 처한 현재 상황에 맞추어 주님의 기도를 왜곡시키고 변형시켜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본래 의도와는 상관없이 바치기까지 한다.
이에 세계적인 성서학자 게르하르트 로핑크 신부의 신작 『주님의 기도 바로 알기』는 현 시대에 바쳐지는 변형되고 왜곡된 주님의 기도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아가 주님의 기도에 내재된 참된 신학적 의미와 그 안에 담겨 있는 사랑을 친절하게 안내한다.
다른 기도문들과는 차별화된 주님의 기도만의 특별함!
오늘날 신앙인들에게 주님의 기도는 많이 퇴색되었다. 이러한 현상에 관하여 게르하르트 로핑크 신부는 아래와 같이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 설명한다.
매우 다양한 측면에서 주님의 기도가 자기 식대로 쓰인다. 은유적으로 말하면, 이리저리 반죽하거나, 눌러 짜거나, 가능한 모든 것을 다 가져다 붙인다. 또는 달리 표현하면, 자신의 신학을 효과적으로 드러내 보이기 위해 주님의 기도를 확성기처럼 이용한다. -14쪽
로핑크 신부는 이와 같은 문제에 관해 주님의 기도만이 지니는 특별함이 무뎌지고 간과되어 그 귀중함이 희미해졌기 때문이라고 이어나간다. 나아가 그 특별함에 관한 가장 중요한 요점은 주님의 기도가 오롯한 청원 기도라는 점을 환기시킨다. 주님의 기도만이 가진 특별함은 하느님 백성에게 닥친 급박함과 하느님께서 지금 당장 우리의 문제에 개입해 달라고 부르짖는 외침의 청원이 그 바탕이 된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주님의 기도를 바치는 이들로 하여금 어떠한 자세로 이 기도를 바쳐야 할지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주님의 기도의 시대적 배경부터 각 청원의 내용을 하나하나 친절하게
로핑크 신부는 『주님의 기도 바로 알기』를 통해 주님의 기도에 담겨진 특별함과 그 의미들을 신학적으로 분석하고 파헤치기보다 성경 속 배경에서 이루어지는 예수님의 가르침과 그 마음에 집중한다. 그리하여 당시 시대적 상황으로부터 시작하여 예수님께 기도를 알려달라고 청한 제자들의 원의 그리고 그 청을 들으신 예수님의 모습까지 생생하게 전해준다. 복음서에서 주님의 기도가 나온 성경은 마태오와 루카 복음서인데 이 두 성경을 오가며 당시 예수님의 생각과 마음을 살펴 주님의 기도 속에 담긴 의미를 명쾌하게 풀이해낸다. 여기서 세계적인 성서학자인 저자의 면모와 능력이 유감없이 발휘된다.
이를 토대로 저자는 주님의 기도 내용 하나하나에 담긴 일곱 가지 청원에 대해 심도 있게 풀이해 나간다.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아빠’라는 하느님 칭호의 의미를 시작으로 하느님의 다스리심과 당신 백성을 모으시는 하느님 그리고 그분 계획의 실현을 아주 세밀하게 설명해 준다. 이어서 우리 죄의 용서와 우리가 받게 될 시험과 유혹 그리고 신뢰를 바탕에 둔 부르짖음을 통해 악에서 우리를 구해달라는 청원에 이르기까지 주님의 기도 각 부분이 담고 있는 깊은 메시지를 우리에게 친절하게 들려준다.
무뎌진 가슴을 뜨겁게 뛰게 해 줄 따뜻한 사랑으로의 초대!
주님의 기도가 지닌 참된 의미들을 살펴본 뒤 로핑크 신부는 그 본연의 의미를 살려 총망라하여 주님의 기도를 풀이해 준다. 이는 주님의 기도를 처음 접하게 되는 사람에서부터 시작하여 모든 신앙인들의 마음을 환기 시켜 예수님의 마음을 새롭게 마주할 계기를 제공한다. 로핑크 신부는 주님의 기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예수님이 가르쳐 주시고 교회가 전해 준 대로 주님의 기도를 날마다 바쳐야 한다. 천천히, 깊이 새기며, 경외하는 마음으로! 값진 보물마냥 주님의 기도를 잘 간직해야 한다. 주님의 기도는 우리를 그리스도교적 삶의 핵심으로 안내한다. 그리고 더 나아가, 주님의 기도는 예수님이 정말 어떤 분이신지도 보여 준다. 이 기도야말로 우리를 예수님의 마음 한가운데로 이끌어 주기 때문이다. -187쪽
이와 같은 정리는 로핑크 신부가 『주님의 기도 바로 알기』를 통해 전하고자하는 핵심이 그 어떤 기도보다 강력하고 힘이 있는 기도가 바로 주님의 기도임을 환기시켜준다. 나아가 『주님의 기도 바로 알기』를 접하는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새롭게 주님의 기도를 마주하고, 그 안에 담긴 예수님의 따뜻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머리말·8
1 조금은 무례한 시작·11
2 주님의 기도가 지닌 특별한 형식·36
3 본래 상황·53
4 놀라운 칭호·67
5 하느님 백성을 불러 모음·78
6 하느님의 다스림이 오시며·93
7 하느님 계획의 실현·113
8 죄의 용서·136
9 시험과 유혹에서 지켜 주시길·149
10 악에서 구하소서·171
11 부르짖음과 신뢰·177
12 내가 풀어 쓴 주님의 기도·182
참고 문헌과 감사 ·189
글쓴이 게르하르트 로핑크
독일 튀빙엔대학교의 신약 성경 주석학 교수였다. 현재 가톨릭 통합 공동체Katholische Integrierte Gemeinde에 살면서 연구와 집필에 몰두하고 있다. 국내에 출간된 저서로는 『예수 마음 코칭』, 『예수는 어떤 공동체를 원했나?』, 『당신은 성서를 어떻게 이해하십니까?』, 『오늘 날의 무신론은 무엇을 주장하는가?』, 『산상 설교는 누구에게?:그리스도교 윤리를 위하여』 등이 있다.
옮긴이 김혁태
전주교구 소속 사제로,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교에서 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광주가톨릭대학교 총장으로 교의 신학을 가르치며 사제 양성에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쇤보른 추기경과 다윈의 유쾌한 대화』와 『예수 마음 코칭』, 『사람아, 그대의 품위를 깨달으라』가 있으며, 논문으로 「예외 없는 희망? 발타살의 ‘지옥’ 담론과 그 종말론적 귀결에 대한 고찰」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