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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하고 유쾌하며 따뜻한 한 사제의 일기장 같은 책

'나의 더 큰 바다' 는 현재 일본 오카야마현 츠야마 성당에 선교 사제로 있는 김홍석 요나 신부가 2016년 1월부터 월간 「생활성서」에 연재해 온 ‘요나 신부의 서랍 속 이야기’를 묶어서 발간한 영성 에세이이다. 요나 신부가 신학생, 군종 사제, 선교사 생활을 하며 겪은 33편의 에피소드는 월간 「생활성서」 독자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글이었다.

한 사제의 일기장을 들여다보는 것 같이 솔직하면서도 유쾌하고 따뜻한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지만, 독자들을 섣부르게 위로하려 들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가장 숨기고픈 체험들을 진솔하게 나누는 한 사제의 용기가 읽는 이들의 마음에 저절로 힘을 불어넣는다. 그래서 이 책은 세상살이에 지칠 때, 자신이 믿는 신마저 멀리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 하느님의 은총 배달부가 되어 줄 것이다.



월간 「생활성서」 독자가 가장 사랑한 '요나 신부의 서랍 속 이야기'

이 책의 내용이 월간 「생활성서」를 통해서 독자들에게 전해졌을 때, 많은 이들의 영적 감수성을 울려, 그 사연들이 담긴 독자 엽서들이 매달 편집실에 수북이 전해지곤 했다.


주님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를 입당송으로, 새벽 5시 10분 내무반 화장실에서 매일 미사를 봉헌하셨다는 요나 신부님의 글을 읽는데 눈시울이 젖어왔습니다.

-경북 김천시 이 비아


요나 신부님의 익살스러우면서도 솔직한 자기표현의 글을 읽고 나서 좀 이기적인 제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요나 신부님 감사합니다.

-대구광역시 남구 황 루시아

 

요나 신부님의 착각, 그런 착각을 하며 살고 있을 나를 돌아보게 되고 반성도 하지만 신부님의 글은 동시에 유머 가득 웃음이 먼저 나오게 합니다.

-광주광역시 남구 김 베드로


요나 신부님 서랍 속 이야기를 읽고 한바탕 웃었습니다. 무미건조한 일상에서 무언가 색다른 것이 없나 했는데, 똥 이야기가 나오니 지저분하다기보다 “아하 이 책, 참 재미있네.”하고 탄성을 질렀습니다.

-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김 안젤라


공공장소에서는 읽지 말 것, 웃다가 쓰러질 수 있어……

사제품을 받으며 원래 세례명이던 ‘로베르또 벨라르미노’를 ‘요나’로 바꾸고, 사제 서품 모토 역시 “하느님께서 이 몸을 바닷속 깊이 던지셨습니다.”(공동번역 요나 2,4)로 정한 그를 무어라 해야 할까. 세상의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어, 그냥 ‘요나스럽다!’라고 하겠다.

요나가 누구인가? 구약 성경의 예언자 요나는 하느님의 명령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하느님 몰래 도망치려 시도한다. 그게 가능키나 한 일이며, 더구나 예언자라는 사람이 할 일인가. 도망치다 딱 걸려 바닷속에 던져져 고래 뱃속에서 사흘을 지냈던 요나는, 고래도 소화시키기 어려웠는지 육지로 뱉어 내졌다. 하는 수 없이 하느님의 뜻을 전하게 된 요나가 그곳 사람들에게 멸망을 외치자, 그들은 뜻밖에도 악한 길에서 돌아섰고, 하느님은 그렇게 회개한 그들을 용서하신다. 그런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에 분통을 터뜨리며 투덜대는 요나에게 하느님은 아주까리 잎을 하루아침에 주었다 빼앗는 장난스러운 방법으로 그분의 관용과 자비를 깨우치신다.

요나 신부의 그 ‘요나스러움’은 어쩌면 타고난 성품일까. 하느님의 뜻을 알아듣고 실천하는 법을 배우는 신학생 시절부터 바닷가의 한 본당에 보좌 신부로 파견된 데 이어 군종 사목과 해외 사목으로 파견된 그 바닷속에서도 그의 ‘요나스러움’은 끊임없이 펼쳐진다.

이 요나 신부의 이야기는 일상의 다른 에피소드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재미있으면서도 성경의 요나서처럼 우리의 마음에 깊게 다가온다. 그가 전하는 솔직하고 유쾌한, 어쩌면 돈키호테와도 같은 그의 말과 행동에 웃다가 쓰러지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는 묘하고 깊은 감동이 뿌리내린다. 그의 이야기들이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사제에게도 첫사랑이 있을까? 사제도 자라면서 형제들과 싸웠을까?  

'사제도 신자들처럼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힘들어 할까?' 하고 궁금할 때가 있다. 막연하게 사제는 형제, 자매와 다투거나 친구들과 의가 상하는 일도, 사랑의 열병을 앓아 본 적도 없을 거라 생각한다.

또한 군대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생각한다. '군대에서 종교 활동은 간식 먹으면서 편히 쉬는 건가?' 해외 경험이 없는 사람들은 말한다. ‘외국에서 살면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놀러 다니고 좋겠다.’라고. 하지만 신학교와 군대는 보수적인 면에서 손꼽히는 공동체이고, 외부와 차단된 성역은 외롭기 마련이다. 또, 언어도 문화도 다른 외국에서 사는 것만큼 고독한 생활도 없을 것이다. 그렇게 살아온 20년을 저자는 ‘버텨 왔다’고 한다.

진솔하다 못해 그가 감춰둔 일기장과도 같은 요나 신부의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사제 또한 우리가 겪는 세상살이의 아픔을 함께 겪고 함께 아파하면서도 때로는 아주 늦어서야 뒷북치듯 깨달음을 얻기도 하면서 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그 이야기들이 요나 신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임을 알고 공감하게 된다.

결국 우리는 모두 요나를 닮았다. 우리 모두는 처음에는 멋모르고 어리숙하다. 그렇게 휘청거리면서도 하느님을 향해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한결같으신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요나 신부는 이렇게 고백한다.

“하느님께서 주신 소명을 이루기 위해 만나는 그 모든 이들이 나의 더 큰 바다입니다. 그리고 나는 언젠가 더 큰 바다로 나아갈 것을 다짐한다. 왜냐하면…. 하느님께서 이 몸을 바닷속 깊이 던지셨으니까.”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봉쇄 수녀원장 마리아 쥬리아나 타타라 수녀의 영성적인 그림

이 책 『나의 더 큰 바다』에 담긴 그림은 봉쇄 수도원인 마산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수녀원장 마리아 쥬리아나 타타라 수녀가 기도하며 그린 그림이다. 마리아 쥬리아나 타타라 수녀의 그림에서 많은 치유를 경험한 저자는 이 수녀님의 그림을 자신의 책에 넣어, 이 책의 독자들 역시 트라피스트 수녀님의 깊은 영성이 담긴 그림으로 또 다른 의미의 치유를 경험하게 되기를 바랐다. 마리아 쥬리아나 타타라 수녀는 일본 북해도에서 마산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수녀원 창립자로 파견되어 지금도 이 봉쇄 수도원에서 기도와 사랑의 삶을 살고 있다.

프로필 사진 역시 저자 자신의 사진을 싣는 일반적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주신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고래의 뱃속에서 튀어나오는 예언자 요나의 모습을 그린 한은경 님의 그림이 대신한다. 이 프로필 사진을 대신하는 그림 역시 참 '요나스러운!' 부분이다.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첫사랑 카타리나 14

착각은 나의 힘 23

나의 더 큰 바다 33

닥터콜 42

성경책은 어딨니? 50

리셋reset : 다시 [고쳐] 놓다 58

똥은 누가 치우나? 67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 75


예수님께 받은 100점!

땀구멍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86 

예수님께 받은 100점! 93

눈물의 성모님 103

10년 재수 끝에 얻은 신앙의 유산 110

내 친구 마르코 118

십자가와 한 사제의 부활 127

끝없는 전쟁 135

바울리노 이병 구하기 143


청룡동 30번지의 기적

천국에서 별처럼 154

바르토의 꽃다발 163

청룡동 30번지의 기적 172

세상에서 가장 느린 아버지의 배달 181

M16으로 바친 묵주기도 190

동병상련의 동지들 198

모든 이에게 모든 것 206

버스를 내려주세요! 215


트라피스트 쿠키의 영성

성소는 전깃줄을 타고 226

내 심장은 찰칵찰칵 235

트라피스트 쿠키의 영성 242

그대를 사랑하는 사람만 사랑하라! 250

나의 도반 이야기 260

교황님의 눈물 268

선교사의 십자가 277

마르셀의 거짓말 286

소바집에서 생긴 일 295


신앙 에세이 「나의 더 큰 바다」 펴낸 김홍석 신부

희비극 교차하는 인생 바다에서
하느님 섭리 깨닫는 요나처럼…

발행일2018-11-18 [제3120호, 13면]

‘엉뚱발랄 신부님의 따뜻하고 유쾌한 사목 일기장.’

이 책에 대한 20자 감상평을 적는다면 이러할까. 일본 히로시마교구 관할 오카야마현 츠야마본당에서 활동하는 김홍석 신부(부산교구)가 펴낸 신앙 에세이 「나의 더 큰 바다」(김홍석 지음/304쪽/1만5000원/생활성서)에 대한 이야기다. 이 책은 2016년 1월부터 월간 「생활성서」에 연재 중인 ‘요나 신부의 서랍 속 이야기’ 중 33편의 사연을 묶었다. 삽화는 엄률 시토회 수정의 성모 트라피스트 여자 수도원 마리아 쥬리아나 타타라 수녀가 맡았다.

이 책은 김 신부의 신학생 시절부터 본당사목, 군종활동 그리고 현재 일본 선교사 생활까지의 경험담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때로는 배꼽 잡는 시트콤 같지만, 어느 순간 감동의 인간극장이 펼쳐진다. 이 모든 사연이 세상의 바다에서 하느님 섭리를 찾는 요나 예언자의 깨달음으로 전해진다.

“제 삶을 통틀어 하느님께서는 저를 깊은 바다에 던지시고, 건져 올려 주시고는 또 다시 빠뜨리시기를 반복합니다. 결국 모든 사람들이 제가 풍덩 뛰어들어야 할 바다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책 전체를 꿰뚫는 주제가 바로 이 깨달음이라고 볼 수 있겠죠.”

김 신부의 이런 ‘요나스러움’은 어쩌면 타고난 성품일지도 모르겠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구약성경의 요나 예언자처럼 하느님 뜻과는 다르게 움직이려 하고, 몰래 도망치려고도 했다. 그러나 결국 하느님 관용과 자비를 깨우치고, 그분 뜻을 전하고 베푸는 사제가 됐다. 김 신부가 원래 세례명이었던 ‘로베르토 벨라르미노’를 사제품을 받으면서 ‘요나’로 바꾸고, 서품 성구 역시 “하느님께서 이 몸을 바닷속 깊이 던지셨습니다”(공동번역 요나 2,4)로 정한 것도 이러한 깨달음에서 비롯됐다.

이 책은 진솔하다 못해 그가 감춰둔 일기장과도 같다. 첫사랑에 대한 열병부터 신학교와 군대에서의 독특한 경험들, 언어와 문화가 다른 외국에서의 시행착오들…. 김 신부의 글들을 읽고 있자면, 사제 또한 우리가 겪는 세상살이의 아픔을 함께 겪고 똑같이 아파하면서도 때로는 아주 늦어서야 뒷북치듯 깨달음을 얻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이 책 내용들은 김 신부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 자신의 이야기임을 알고 공감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단 한 분이라도 공감하고 위로받으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모든 분들이 하느님께서 주신 만큼 기쁘게 사시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 기쁨이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해져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은총의 바다에 둥둥 떠올라 함께 잘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김 신부는 마지막으로 지금은 고인이 되신 ‘아버지 신부’께 이 책을 바치고 싶다고 밝혔다.

“부산교구 고(故) 정인식 알베르토 신부님은 무뚝뚝하고 강직하셨지만, 저에게는 너무나도 따뜻한 분이셨습니다. 살아계신다면 제 책을 보고 가장 기뻐하지 않으셨을까 생각합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글쓴이 김홍석

2006년 12월 29일 부산교구 사제로 서품된 김홍석 요나 신부는 어린 시절부터 참으로 엉뚱했다. 또래 아이들과는 달랐던 독특한 사고와 행동으로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던 그는 이해받기 어려운 존재자였으리라. 그런 그가 어떻게 엄격한 신학교에서 튕겨 나가지 않고 사제단의 일원이 되었고, 군대라는 숨 막히는 사회를 두 번이나 겪어 내었으며, 보수적인 일본 사회에서 선교사로 살아가고 있을까? 그는 그 비결을 ‘버티지 않음’이라고 말한다. 그냥 사실 그대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보여 주는 것, 결국 하느님을 이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까. 정 깊고 눈물 많고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는 오늘도 어딘가에서 모든 이에게 모든 것으로 살아가기 위해 영혼은 반항하지만, 육체는 받아들이며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