쏙닥쏙닥 베네딕토를 없애라~ 결과는?
만화로 보는 성인 이야기 시리즈 열두 번째.
열 번째 「굴뚝으로 들어간 니콜라오」(2016)와 같은 작가의 글과 그림으로, 역시 재밌다. 살아 통통 튀는 듯한 인물들의 표정과 대사, 행동 하나하나가 순식간에 책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스토리라인이 복잡하지 않아 읽기도 술술, 곳곳에서 웃음이 빵빵, 재치가 넘친다. 여동생 스콜라스티카와의 만남이나 유모와 헤어지는 장면에선 애틋한 정이 느껴져 코끝이 찡해진다. 보는 내내 감동과 웃음이 교차한다.
서방 수도생활의 아버지라 불리는 성 베네딕토는 480년 이탈리아 중부 움브리아 지방의 누르시아에서 태어나 부유한 가정에서 성장했다. 학업을 위해 유모와 함께 로마로 유학 갔던 베네딕토는 환락과 퇴폐가 만연했던 로마 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곧 그곳을 떠난다.
은수자의 길을 걷기 위해 떠난 베네딕토는 로마노라는 은수자를 만나게 되고, 그는 베네딕토에게 ‘은수자에게 딱 맞는 2평 동굴’이라며 알려 준다. 하지만 홀로 침묵을 지키며 기도와 성경 말씀으로 살아가는 그의 인품을 알고 사람들이 찾아오게 되면서 베네딕토는 그들의 영적 스승이 된다.
이러한 소문이 비코바로라는 곳에 위치한 수도원에 알려지자, 그곳 수도자들이 찾아와 수도원장이 되어 달라고 간청한다. 당시 그곳 수사들의 생활이 매우 무절제하고 심각하다는 것을 알고 있던 베네딕토는 그 요구를 거절하지만, 그들의 집요한 요청에 결국 그곳의 수도원장이 된다.
그러나 규칙적인 생활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비코바로 수사들은 베네딕토의 엄격한 규칙에 반감을 가지고 급기야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포도주에 독약을 타서 베네딕토를 독살하려는 음모를 꾸미는데….
쏙닥쏙닥 베네딕토를 없애라, 그 음모의 끝은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
그의 명성이 퍼져 나갈수록 시기와 질투를 한 몸에 받게 된 베네딕토는 독이 든 빵이나 수도 공동체 해체를 위해 여러 불미스러운 일을 겪는다. 이때 모든 일이 자신 때문에 일어난 일임을 알고 제자들 몇 명과 함께 새로운 곳으로 향한다.
어긋난 수도생활을 바로잡는 작업이 시급한 것을 깨달은 베네딕토는 서방교회에 어울리는 새로운 형태의 수도생활을 세워야겠다는 절박한 필요성을 직감하고, 「수도 규칙」을 만든다. 진정한 수도자를 위한 공동생활 지침을 마련한 것이다. 이 규칙서는 서양 수도생활의 ‘헌법’이 되었고, 9세기부터 13세기까지 모든 수도원에서 적용되었다. 이렇게 베네딕토는 수도생활의 기초를 놓은 설립자가 되었다.
첫 수도원장이 되어 시련과 실패를 겪으며, 주님이 제게 주신 사명이 무엇인지 깨달았습니다. 이제 제가 떠나더라도, 이 규칙서가 주님을 만나고 찬미하며 생활하도록 많은 이를 이끌어 줄 것입니다. 이제 하늘 나라에서 주님을 만날 날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양팔을 하늘 높이 들어 기도를 하면서 마지막 숨을 거둔 베네딕토는 1964년 10월 24일 교황 바오로 6세에 의해 유럽 전체의 수호성인으로 선포되었다. 축일은 7월 11일.
바오로딸 만화로 보는 성인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더 많은 성인의 삶을 만나보기 바란다.
1장 로마에 간 베네딕토
2장 베네딕토, 은수자가 되다
3장 베네딕토, 수도원장이 되다
4장 쏙닥쏙닥 베네딕토를 없애라
5장 악마를 물리친 베네딕토
6장 베네딕토와 스콜라스티카
글쓴이 황중선
대표작으로 「재미있는 성경만화」(전 8권), 「성경에서 배우는 어린이 리더십 다윗」, 「굴뚝으로 들어간 니콜라오」 등이 있다. 2008년부터 현재까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에서 만화애니메이션 예술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