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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기 그리고 오늘

-어려움 속 당신의 믿음은 안녕하십니까?

시련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억울한 일 한 번 겪지 않고. 불의와 부조리를 한 번도 겪어 보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가 직접 겪거나 도처에서 목격하는 삶의 시련들이, 많은 경우 그것을 겪는 사람의 잘못에서 기인하지 않는다는 사실부터가 부조리해 보인다. 불의의 사고나 질병 등이 특히 그렇다. 행운이 항상 선행의 보상은 아니고 불행이 항상 잘못에 대한 징벌이 아님을 우리는 경험을 통하여 알고 있다. 심지어는 요행을 부리거나 악행을 저지르는 이들이 그러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욱 안온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리는 모습, 선량한 이들이 너무나도 가혹한 일을 겪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럴 때면 자연스럽게 “왜?”라는 의문이 피어난다.

이러한 의문, 또 그 의문을 낳은 세상의 온갖 불의는 현대에 와서 생겨난 것은 아닌 듯하다. 2000년도 더 된 옛날에 집필된 욥기를 관통하는 핵심 주제가 바로 이 “왜?”이기 때문이다. “왜 악인들은 오래 살며 늙어서조차 힘이 더하는가?”(욥 21,7).

까닭 모를 고통으로 힘겨워하는 욥에게서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견디기 힘든 고통이 지속되면 견고하다고 믿었던 신앙도 흔들리기 십상이다. 그리고 외친다. “주여, 왜?” 이러한 인간의 의구심과 항의에 하느님께서는 어떻게 대답하실까?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고 나름의 답을 알려 주는 욥기는 문학적으로 매우 가치 있고 또 아름다운 시문으로 꼭 읽어 보아야 할 지혜 문학의 진수이다. 그래서 더욱 제대로 된 안내서가 필요하다.


욥기의 거룩한 독서

-현대인을 위한 욥기 안내서

『욥기의 희망 수업』은 이러한 욥기를 읽도록 안내하는 친절한 욥기 거룩한 독서의 안내서이다. 이탈리아의 저명한 성서학자인 저자 암브로지오 스쁘레아피꼬 주교는 깊이 있는 체험을 통해 욥기의 거룩한 독서를 안내한다. 욥기에서 말하는 고통의 의미, 우정과 함께함의 의미, 하느님께서 주신 대답의 의미를 어렵지 않게 풀어 준다.

욥기의 배경은 오래 전 구약 시대이지만 이 책을 읽다 보면 어느새 우리는 그것이 단지 옛날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오늘날 우리 사회의 이야기임을 느끼게 된다. 마치 시대극에 오늘날 생각해 볼만한 주제가 녹아 있는 것처럼 이 책은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 앞으로 욥기를 자연스럽게 끌어온다. 이는 곧, ‘나는, 우리는 어떻게 고통을 극복할 것인가?’, ‘어떻게 하느님과 대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지고 이 책은 또 거기에 대한 대답을 욥기에서 찾아 주며 우리를 안내한다.


희망의 책 욥기

-욥과 함께 희망의 길에 서다

이 책의 핵심 메시지는 ‘희망’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하느님께 질문하고 응답을 청한 욥은 결국 하느님을 만나고 하느님께서 그를 회복시키신다. 

욥이 원래대로 되돌아가게 된 것은, 하느님께 끊임없이 호소하며 주님의 자비로운 현존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든 사람에게 내리는 하느님의 축복의 표지이다. -253쪽

욥의 회복은 하느님께서 욥에게 내리신 축복일 뿐 아니라, 누구든지 당신께 끝까지 청하면 하느님께서 반드시 들어주신다는 표지라는 것이다.

사실 우리는 ‘희망’이라는 단어가 마치 상상 속에나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시대에 살고 있다. 특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범지구적인 위기에 빠진 요즘 『욥기의 희망 수업』은 괴로움 속에서 우리가 잊고 있던 하느님의 현존을 상기시켜 준다. 욥이 자신의 고통에 눈이 멀어 하느님을 탓하고 고발하였음에도 그분의 현존을 의심하지 않았기에 결국에는 하느님의 축복 속에 회복되는 욥의 모습을 그저 저자의 해설과 함께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위로를 받고, 희망을 엿볼 수 있다.


욥기 짧고 깊게 읽기!

-내 가방 속 친절한 욥기 강의

이 책의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욥기 전체를 빠짐없이 다룬다는 점이다. 『욥기의 희망 수업』은 욥기를 1장부터 42장까지 한 장 한 장 세심하게 풀어내어 욥기 전체를 충실하게 안내하는 데에 공을 들이며, 독자들이 각자 자신의 삶에서 능동적으로 욥기를 묵상하도록 길을 슬쩍 열어 준다. 한 장의 욥기 본문을 그 자체로 간략하게 분석하고 설명한 뒤, 해당 부분을 우리 시대에 어떻게 읽을 수 있을지에 관한 깊은 성찰이 담긴 해설을 덧붙인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기보다는 하나의 단상이나 사회적 현실에 관하여 가볍게 언급하거나, 그보다도 간접적으로 욥의 말이나 행동의 의미를 상세하고 분명하게 밝혀 주며 독자들이 거기에 자기 자신을 투영하도록 이끈다.

사실 악과 고통을 설명할 수 있는 납득할 만한 이유가 항상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을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계속해서 괴롭히는 악의 세력 앞에서 무능해질 때가 많다. -92쪽

욥은 하느님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고 느끼지만, 체념하지 않는다. 욥의 믿음은 “당신의 얼굴을 감추시지”(13,24) 않고 당신의 자비로운 현존을 보여 주실 것을, 또는 적어도 침묵을 깨뜨리시고 당신의 목소리를 듣게 해 주실 것을 주님께 강하게 요구한다. -102쪽

『욥기의 희망 수업』에는 욥기 전문이 담겨 있고 그 전체를 꼼꼼하고 밀도 높게 분석하지만, 분량이 부담스럽지 않아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며 읽기에 무리가 없다. 또한 성경 본문을 읽고, 저자의 친절한 설명을 들으며, 잠시 멈춰 서서 스스로 생각해 보는 패턴의 리듬감 있는 독서를 할 수 있다. 고통과 시련에 관하여, 그리고 그 고통 안에 언제나 함께 계시는 하느님에 관하여 각자 나름대로 정리된 관점과 생각을 갖게 된다.


우정과 동반의 의미!

-고통받는 사람과 함께할 때의 애티튜드

이 책 『욥기의 희망 수업』은 욥과 욥의 네 친구 모두에게서 오늘날 우리 자신의 모습을 보여 준다. 섣부른 위로의 말로 더욱 상처를 주거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여 더 깊은 오해를 하게 되는 우리의 모습을 특히 욥의 친구들에게서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우 우정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이며,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할 때 지녀야 할 태도를 소상하게 알려 준다.

빌닷의 말은 기도가 되지 못하며, 욥처럼 고통받는 사람의 이야기를 표현하지도 공유하지도 못한다. 고통받는 사람을 위한 말을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때로는 친구 역시 멀리서 설득력 있는 논거만을 찾는다. 그렇지만 고통받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우정과 함께함과 기도이다. 욥과 그의 친구들 사이에는 다음과 같은 매우 중요한 차이가 있다. 즉 좋은 뜻으로 충만한 친구들은 욥에게로 다가간다. 하지만 고통 중에 있는 욥은 악에 굴복하지 않도록 하느님께 다가가 그분께 기도하기를 중단하지 않는다. 욥의 친구들은 반론을 제기할 뿐 욥이 울부짖는 그 말의 의미에는 귀를 기울일 줄 모르는 것 같다. -75~76쪽



들어가는 말

욥기 • 008

욥의 고통과 나의 고통 • 012

욥, 비非히브리인의 믿음? • 025

욥기와 고대 근동의 다른 문학 작품들 • 029


욥기의 거룩한 독서

시험에 든 욥 ── 욥 1,1-22 • 036

이의를 제기하는 사탄 ── 욥 2,1-13 • 042

“차라리 없어져 버려라, 내가 태어난 날” ── 욥 3,1-26 • 047

친구 엘리파즈의 첫 번째 담론 ── 욥 4,1-21 • 052

생각을 바꾸라는 엘리파즈의 초대 ── 욥 5,1-27 • 057

자신의 정의를 주장하는 욥 ── 욥 6,1-30 • 062

“내 날들은 한낱 입김일 뿐” ── 욥 7,1-21 • 068

빌닷의 첫 번째 담론 ── 욥 8,1-22 • 073

하느님의 정의에 이의를 제기하는 욥 ── 욥 9,1-35 • 078

욥, 고통 중에 오직 탄원뿐 ── 욥 10,1-22 • 083

욥의 죄를 확신시키려 하는 초파르 ── 욥 11,1-20 • 088

욥의 자기 방어 ── 욥 12,1-25 • 093

욥은 말을 멈추지 않는다 ── 욥 13,1-28 • 098

부서지기 쉽고 약한 인생 ── 욥 14,1-22 • 103

욥을 고발하는 엘리파즈 ── 욥 15,1-35 • 108

욥, 포위된 사람 ── 욥 16,1-22 • 114

어디에 내 희망이 있는가? ── 욥 17,1-16 • 119

빌닷의 둘째 담론 ── 욥 18,1-21 • 123

마지막에 정의를 재설정하실 하느님 ── 욥 19,1-29 • 127

초파르의 둘째 담론 ── 욥 20,1-29 • 133

친구들의 신학을 뒤집는 욥 ── 욥 21,1-34 • 138

욥의 회개를 촉구하는 엘리파즈 ── 욥 22,1-30 • 143

하느님을 찾는 욥 ── 욥 23,1-17 • 148

악과 불의를 잘 알고 있는 욥 ── 욥 24,1-25 • 153

빌닷과 욥, 하느님의 업적에 대한 명상 ── 욥 25,1-6; 26,1-14 • 158

계속해서 자신을 변호하는 욥 ── 욥 27,1-23 • 163

하느님의 지혜 찬가 ── 욥 28,1-28 • 168

욥의 그리움 ── 욥 29,1-25 • 173

현재의 씁쓸함 ── 욥 30,1-31 • 178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욥 ── 욥 31,1-40 • 183

엘리후, 거만한 젊은 침입자 ── 욥 32,1-22 • 189

젊은이의 교훈 ── 욥 33,1-33 • 194

엘리후의 둘째 담론, 자비 없는 정의 ── 욥 34,1-37 • 200

엘리후의 셋째 담론,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신 하느님 ── 욥 35,1-16 • 206

엘리후의 넷째 담론, 고통의 기능 ── 욥 36,1-21 • 211

엘리후의 하느님의 지혜 찬가 ── 욥 36,22-33; 37,1-13 • 216

엘리후의 마무리 담론, 하느님의 능력 ── 욥 37,14-24 • 222

하느님의 대답 ── 욥 38,1-41; 39,1-30 • 226

욥과 하느님의 대화 ── 욥 40,1-14 • 234

브헤못과 레비아탄 ── 욥 40,15-32; 41,1-26 • 239

하느님께 대한 욥의 대답 ── 욥 42,1-6 • 244

맺음말, 욥을 회복시키시는 하느님 ── 욥 42,7-17 • 249


간추린 참고 문헌 • 254


「욥기의 희망 수업」

고통 겪는 이들에게 전하는 희망 메시지
암브로지오 스쁘레아피꼬 지음/박영식 옮김/256쪽/1만5000원/생활성서

발행일2020-05-24 [제3196호, 19면]

성경에 ‘흠 없고 올곧으며 하느님을 경외하고 악을 멀리하는 이’로 묘사되는 욥. 부자였던 욥은 재물, 자녀, 건강 등 모든 것을 잃는다. 불의하게 악에 얻어맞는 욥은 하느님께 항의하기 시작한다. 좋은 운명이든 나쁜 운명이든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것을 하느님 덕분으로 또는 하느님 탓으로 돌린다. 그는 죄인이기 때문에 그가 모든 것을 잃고 단죄를 받는 것이라는 사고에 이의를 제기한다.

욥의 경험에는 불의하게 고통받는 사람의 비극적 사건과 질문이 집약돼 있다. 욥의 모습은 제2차 세계 대전 때 나치의 인종 멸종 캠프에서 600만 명의 유대인을 학살한 ‘유대인 대학살’을 비롯해 수세기에 걸친 히브리인들의 고통의 역사 전체를 이해하는 열쇠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욥기의 이야기는 과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현재와 맞닿아 있기에 다시 한 번 책장을 넘겨볼 필요가 있다. 시련과 고난을 견뎌내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욥기의 이야기는 희망으로 가는 길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욥기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욥이 하느님을 향해 말하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몸은 입을 다물지 않겠습니다. 제 영의 곤경 속에서 토로하고 제 영혼의 쓰라림 속에서 탄식하겠습니다”(욥 7,11)라고 말하는 욥은 침묵하지 않고 끊임없이 토로한다. 하느님이 고통에 대한 답을 주리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않았던 그는 결국 하느님을 만난다. 그리고 항의를 마치면서 하느님은 자신을 버리지 않으셨을 뿐 아니라 곁에 계셨다는 것을 이해한다. 고통, 무지, 오만 때문에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한 것을 깨닫는 욥을 통해 우리는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아울러 욥기의 마지막장에 남긴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하느님과 대화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답을 찾을 수 있다.

“너와 너의 두 친구에게 내 분노가 타오르니, 너희가 나의 종 욥처럼 나에게 올바른 것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욥 42,7)

이탈리아의 저명한 성서학자인 암브로지오 스쁘레아피꼬 주교가 쓴 「욥기의 희망 수업」은 욥기에 담긴 희망의 메시지를 하나 하나 풀어낸 책이다.

책은 42장에 걸친 욥기 본문을 간략하게 분석하고 설명한 뒤, 해당 부분을 우리 시대에 어떻게 읽을 수 있을지 해설을 덧붙였다. 이를 통해 독자들이 각자 자신의 삶에서 능동적으로 욥기를 묵상할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글쓴이 암브로지오 스쁘레아피꼬 Ambrogio Spreafico

이탈리아 롬바르디아 지역에서 태어났고, 1975년 사제 수품, 1984년 교황청립 성서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동同 성서대학원에서 히브리어 교수,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구약성경 교수와 총장을 오랫동안 역임한 후 주교로 서품되었고, 현재 이탈리아 주교회의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 위원회 의장이다. 예언서 전문가로 수많은 저서와 논문을 펴냈다. 국내에 이미 소개된 『마르코 복음서』(가톨릭출판사, 2002), 『하느님의 목소리-예언서 연구』(성서와함께, 2003), 『성서 히브리어 입문』(성바오로, 2001) 외에도 Il nome di Dio. Temi biblici dell’Antico Testamento(2002), Dio ama i poveri(2006), Da nemici a fratelli(2010),  Guida allo studio dell'ebraico biblico(2018) 등의 저서들이 저명하다.


옮긴이 박요한 영식

1982년 서울대교구 사제로 서품되었고, 교황청립 성서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가톨릭대학교 교수와 총장, 우르바노 대학교 초빙 교수를 역임했으며, 2008년부터 2019년까지 교황청 성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였다. 현재 반포4동 성당 주임신부이다. 『이야기로 배우는 모세오경』, 『가장 행복한 약속』, 『십계명』, 『창세기 1, 2』,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셨다 1, 2, 3』 등 많은 책을 쓰고 옮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