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웃고 울며 다독이는
사제의 진솔한 체험 이야기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가족 편』에 이어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관계 편』이 출간되었다. 가톨릭신문에서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13년 동안 연재된 인기 칼럼 ‘강석진 신부의 세상살이 신앙살이’를 총정리한 완결 편이다. 이 책에는 수도 사제이자 상담 전문가인 강석진 신부가 25년 동안 여러 곳에서 소임을 하면서 ‘세상살이 신앙살이’를 하는 수많은 사람들과 동반한 경험이 잘 녹아 있다.
특히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관계 편』에서 저자는 세상 한가운데에서 오늘을 사는 그리스도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겪는 다양한 사연을 들려준다. 맡은 바 일을 불철주야 노력하는 존경하는 동료 수사님이 쉴 수 있도록 두 번의 헌혈로 만들어 낸 어느 수사님의 영화표 이야기, 성적이 좋지 않아 신학교 입학은 남의 일이라 여겼지만, 어느 수녀님의 권고로 수도회 지원 학생으로 입학시험을 치르게 되었는데, 우연히 날아간 참새의 도움으로 합격하게 된 어느 신부님의 이야기, 10년 동안 냉담을 하다가 친구의 세례 때 대부를 서기 위해 온갖 눈치를 봐 가며 견진 교리를 받은 어느 신자의 이야기, 저자가 속한 수도회의 좌충우돌 수도생활 이야기, 죽음을 앞두고 침묵 속에서 기도에 전념한 환자의 이야기 등 다채로운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제 두 번째로 ‘관계’라는 주제로 이 책이 발간됩니다. 발간 전 교정본을 읽는데 실제 있었던 이야기라 그런지, 좌충우돌하는 저의 상황과 특히 수도원에서 형제들과 좋은 관계를 맺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일들이 맨 먼저 생각나 부끄러웠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상담 현장이나 주변 교우분들에게 들었던 사연들, 특히 누군가와 불편한 관계 때문에 힘겨워 가슴 아파하던 이들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이어서 신부님들이 사목 일선에서 신자들과의 사이에서 경험한 이야기를 들려주던 모습이 떠올라 눈물 섞인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 속에는 저를 비롯하여 많은 분들이 겪은 ‘관계’의 이야기가 ‘날것’처럼 생생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책 속에 등장하는 한 분, 한 분에게 진심 감사로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머리말, 4-5쪽
사람과의 관계로 어려움 겪는 이들에게
힘과 위로가 되는 사례들
사람은 살아가면서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다양한 만남 속에서 우리는 즐거워하기도 하고 화내기도 하며, 슬퍼하기도 한다. 사람들과 다양한 감정을 공유하며 위안을 얻기도 하고, 다른 사람의 행동으로 인해 상처를 받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람은 ‘성숙’이라는 결과를 얻기도 하지만 때때로 상처에 매몰되어 다른 사람과의 관계 지속을 거부하기도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갈등이 발생한다. 경제, 성격 및 가치관의 차이, 역할 분담, 소통의 부재 등 다양한 이유로 갈등이 생길 수 있다.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관계 편』에서는 우리 주변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애인과의 성격 차이로 인한 다툼, 회사 상사에게 느끼는 분노,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오는 어려움 등이 다양하게 소개된다. 특히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배려하지 않거나 너무 배려하여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 겉보기에 모든 것이 다 잘 갖추어져 보이는 한 청년은 결혼 이야기만 나오면 상대 여성과 헤어지게 되었는데, 그는 상대방을 지나치게 배려한다는 게 흠인데, 그 지나친 배려는 사실은 일종의 자기애自己愛였던 것. 진정한 배려와 자기애에서 나온 지나친 배려는 다르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처음에 청년의 멋진 매너가 좋아 보일 때에는 여자들도 행복했을 터입니다. 하지만 지나칠 정도의 매너를 오랫동안 보다 보니 여자들 역시 숨이 막혔던 것입니다. 사람은 서로를 알아갈수록 지나친 경계를 풀고 편안하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어야 하는데, 지나친 매너 앞에 도무지 그 사람의 속을 알 수 없자, 여성들은 그냥 질렸던 것입니다.…타인에 대한 지나친 매너와 배려! 이것은 지나친 자기애自己愛의 또다른 표현입니다. 즉 자기 세계에 갇혀, 자기 방식대로 사랑하고, 자기 방식대로 표현하니, 결국 타인의 진정한 바람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지요. 그러고는 최선을 다했다 말하는데….
-지나친 배려는 강한 자기애의 표현, 74-75쪽
친숙한 입말로
친구의 목소리처럼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관계 편』에는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가족 편』과 같이 유난히 대화체 입말이 많다. 외래어나 전문 용어 같은 소위 ‘있어 보이는’ 단어를 마구잡이로 나열한 현학적인 문장은 끼어들 틈이 없다. 저자는 자신이 직접 보고 들은 사연을 바로 옆에서 친구의 목소리처럼 가장 친숙한 입말로 전한다. 독자는 마치 오디오로 듣는 듯한 친숙한 입말을 통해 사람과의 관계에 관한 매우 구체적이고도 현실적인 ‘인생 수업’을 듣게 된다.
수도회, 그 안에서의 관계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관계 편』에서는 강석진 신부의 수도회 생활과 관련된 이야기도 자주 등장한다. 100명이 훨씬 넘는 사람들과 더불어 생활하다보니 사회에서와 같이 여러 가지 사건이 일어나고 그 속에서 갈등이 빚어진다. 하지만 사회에서처럼 다툼 이후 서로 반목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지는 못해도 미워하지는 않으려는 노력’을 하며 살도록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런 이야기 역시 바로 우리 이야기이기도 한다.
예전에 저도 누군가를 무척이나 미워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하루는 할아버지 수사님에게 찾아가 속마음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러자 그분은 미소를 지으며, 자신도 젊을 때 동료 수사가 너무 미워 몇 달 내내 같은 고해성사를 봤다고 합니다.
그러자 고해 신부님은 똑같은 말만 하시더랍니다. ‘사랑하지는 못해도 미워하지는 않으려 노력을 해 봐요!’ 그 후 그 할아버지 수사님은 그 형제를 떠올릴 때마다 ‘사랑하지는 못해도 미워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가지고 살았다고 합니다. 결국 미움도 서서히 사라지고, 점차 안정된 마음이 되어 그 안에서 형제애가 다시 싹트더랍니다.
-사랑하지 못해도 미워하지 않으려는, 98쪽
올바른 관계는 먼저 선입견에서부터 벗어나야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관계 편』에서 저자는 자신이 얼마나 선입견에 좌우되는 존재인지 실제 일어났던 일로 들려준다. 수도원 대나무밭에서 발견한 흰색 새끼 고양이를 쥐를 쫓을 생각으로 지하실에 방치해 키우다가 그 고양이가 50만 원짜리라는 사실을 알고는 고양이를 보는 눈이 확 달라진 체험을 들려주며, 혹시 우리도 선입견을 가지고 누군가를 도둑고양이 취급하지는 않았는지 묻는다. 내 안에 있는 선입견을 벗어놓을 때 주변 사람들을 소중한 사람으로 보게 된다며. 이러한 자기 변화로 인해 인간 관계도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가게 됨을 알려준다.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관계 편』에는 사람과의 관계뿐 아니라 하느님과의 관계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사례를 보여 준다. 하느님은 성경에서도 나오듯이, 우리를 사랑하셔서 하느님을 닮은 모습으로 창조하셨다. 창조한 후에도 시련과 고통을 주셨지만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하느님의 자비를 잊고 살아간다. 기도를 했는데 들어주시지 않는 하느님을 원망하기도 하고, 하느님께서 우리를 무조건 좋은 방향으로만 이끌어 주실 거라 확신하기도 한다. 또한 우리가 생각한 방식대로만 하느님께서 이루어 주실 거라 생각하여 하느님의 거대한 계획을 깨닫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저자는 하느님이 생각하신 방법을 나중에라도 깨달을 수 있는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러한 성찰을 통한 하느님의 섭리를 깨달으며 살아갈 수 있다면 우리는 떠나는 한 해를 건강하게 돌아보면서 ‘아, 그때 그랬던 것이, 다 하느님의 뜻이었구나! 아, 그 모든 것이 나를 성장시키시려는 하느님의 배려였구나!’ 하는 단순하지만 의미 깊은 영적 체험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순명과 일상의 갈림길, 127쪽
우리는 지금도 누군가와 좋은 관계를 맺기도 하고 관계 속에서 오는 어려움으로 갈등을 겪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여러 감정을 느끼고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상처를 받기도 한다. 살면서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겪어 나갈 우리지만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 관계 편』을 통해 다양한 사례 속 사람들과 소통하며 나중에 어려움이 닥쳤을 때 지혜롭게 풀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얻는 것은 어떨까?
머리말 4
1부 도둑고양이, 명품 고양이
나를 위해 울어 주시는 하느님 14
도둑고양이, 명품 고양이 21
사람 때문에 힘들어질 때 24
이름 모를 소아암 환자를 위하여 27
따끈따끈한 겨울 36
참새와 부르심 40
한라봉 두 박스 사건 47
하느님이 쓰실 마음 51
기도와 엉덩이 54
같은 죄, 다른 보속 58
“아빠, 아빠!” 하며 제대로 달려온 아기 62
기절로 끝난 헌혈 소동 66
내 안의 정답 하나씩 내려놓기 70
지나친 배려는 강한 자기애의 표현 73
타인을 위한 비움 76
조언보다 더 큰 위로 79
환멸은 신비로운 거울 82
공감 결핍 85
외양간 경당 88
변덕 때문에 힘들다면 91
2부 거울이 되어 다가온 사람
사랑하지 못해도 미워하지 않으려는 96
그냥 함께 있기만 했는데 99
칭찬과 빈말 102
상대의 가치관으로 자신 돌아보기 105
세월이 만들어 준 소통법 108
보통의 것을 즐기는 삶 111
소통이 먼저 114
거울이 되어 다가온 사람 117
그래도 직구만 던지고 싶다 123
순명과 일상의 갈림길 126
마이너스를 플러스로 바꿔 주시는 분 132
몸짓은 내면의 언어 135
누군가와 함께 기도한다는 것 141
누구도 완벽한 존재로 살아갈 수 없다 145
노老수도자의 감동 콘서트 148
있는 그대로 믿어 주기 154
시장 냄새, 사람 냄새 161
동네 아이의 아침 인터뷰 165
견진 대부와 영세 169
3부 그렇게 아버지가 되어 가더라
상큼한(?) 요청 전화 178
남자 화장실 점령 사건 182
오천 원의 행복 186
영원한 반려? 190
애틋한 만남 197
배려 204
모순된 나 208
유머와 치유 212
갈등과 갈증 218
인생 스케이트장 222
부탁에 대한 반성 226
잃어버린 지갑, 뜨거운 형제애 230
부끄러움도 치유하는 약 234
사제는 사제를 필요로 한다 238
몸아, 정말 미안해! 242
그렇게 아버지가 되어 가더라 249
날씨도 이국적이다! 256
무료 결혼식 260
4부 마음의 짐 내려놓기
변치 않을 나만의 꿈 266
혼자 있을 수 있음 269
명랑한 표정은 행복을 부른다 272
10초로 맛 본 지옥과 천국 275
어른스러운 행동을 하는 아이 278
작은 기쁨은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 281
마음의 짐 내려놓기 284
더 성숙한 어른 되기 287
‘저장 강박’의 저주 290
아름다운 부탁 293
고스마 형제의 마지막 쪽지 296
짜증과 성취 지향 302
시편 저자의 원수와 나의 원수 305
부정적 자기 명령 멈추기 308
오늘도 다시 시작합니다 311
분심의 짧은 목록 314
참 좋은 몫 택하기 317
떠난 자리가 아름다운 건 320
정말 하기 싫은 일 324
하느님의 여덟째 날 328
종신 서원식의 성인 호칭 기도 332
예수님과 사탕 336
딸꾹질과 묵주 기도 340
글쓴이 강석진 요셉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수도 사제.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에 1988년 입회하여 1997년에 종신 서원을 하였으며, 1998년에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서강대학교에서 상담 심리를 공부했고, 가톨릭대학교에서 역사 신학을 전공했습니다. 저서로는 『강석진 신부의 인생 수업』(가족 편, 관계 편), 『순교, 생명을 대변하는 증거』가 있고, 공동 저서로는 『광희문 밖 794위 순교자들』, 『가족과 회장』, 『순교의 신학적 고찰』이 있으며, 다수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또한 「생활성서」, 「경향잡지」, 「사목」 등의 월간지에도 한국 교회사 관련 글을 게재했습니다. 현재는 전주 교구 내 ‘개갑 순교 성지’(전라북도 고창 소재)에서 성지 담당과 함께 성지 영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성지를 찾는 순례자들을 위한 영적인 봉사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