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카 신비와 교회적 관점에서 풀어낸 영신수련 강의마르티니 추기경이 1977년 사르데냐 지역의 이탈리아 영신수련 협회(Federazione italiana esercizi spirituali) 대표들을 대상으로 영신수련을 지도한 ‘마태오복음에 따른 영신수련 강의’를 엮은 묵상서다.
마르티니 추기경은 특별히 파스카 신비, 곧 주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신비에 깊이 참여하도록 안내하며, 교회적 관점으로 묵상을 전개해 나가는 텍스트로 마태오복음을 제시한다. 마태오복음은 ‘교리교사의 복음서’ 또는 ‘교회의 복음서’로 일컬어지며, 세례를 받은 후 교회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가르치기 때문이다. 또한 마태오복음을 ‘하느님 나라에 관한 교리서’로 바라보면서, 마태오가 교회 내부의 생활과 교회 공동체에서 그리스도인을 양성 ‧ 교육하는 데 큰 관심을 기울인다고 설명한다.
저명한 성서학자이며 예수회원인 마르티니 추기경(1927-2012)의 피정 강의를 번역한 기존의 ‘성서 묵상 시리즈’ 가운데, 「마르코복음 묵상」에 이어 출간되는 개정판이다.
전체적으로 성경 본문은 CBCK 「성경」으로 바꾸고(문맥에 따라서는 직역), 용어와 문장을 다듬었으며, 사이사이 개정판 원서에 따른 주석과 편집자주를 넣어 이해를 도왔다.
새롭게 단장한 이 책은 기도의 분위기 안에서 말씀을 만나고 파스카 신비 안으로 들어가, 예수님을 통해 계시된 하느님이 참으로 어떤 분이신지 깨닫고 참된 겸손과 믿음을 통해 성숙한 신앙의 길로 나아가도록 초대한다.
[책 속으로]
마태오복음은 ‘교리교사의 복음서’에 해당한다. 그 이유는 이 복음서의 자료가 폭넓고 정리가 잘 되어있을 뿐 아니라 교리교육 과정을 마치고 교회 내에서 세례를 받고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을 상대로 정규교육을 베풀려는 의도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그리스도인을 대상으로 마태오는 일정한 순서에 따라 예수님의 말씀과 행적을 들려주며, 여기에 나오는 예수님의 언행은 한결같이 그리스도인이 공동체 안에서 걸어야 할 길을 구체적으로 비추어 주고 있다 … 초대교회도 이 복음서를 널리 애용하였으며, 신자 교육에 주로 이 복음서를 사용하였다. 마태오복음은 하느님 나라에 관한 교리서다.
_15-16쪽
예수님이 우리와 함께, 교회와 함께 계신다. 우리의 삶으로 예수님의 삶을 이어가며 땅의 소금이 되고, 우리 주변에 제자 됨의 체험을 널리 펼 때 그분이 함께 계신다. 우리가 복음적 삶을 살 때, 복음에 따라 살고자 노력할 때 주님이 함께 계신다. 그래서 그분의 현존은 능동적이고 고무적인 현존이다.
_25쪽
지금 우리가 마태오복음에 따라서 하는 영신수련에서는 모든 것이 기도의 대상이 되고, 내면에서 우리를 움직이고 끌어당기는 힘이 된다. 우리 안에 부활이 있고, 다시 살아나신 그리스도께서 계시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우리 내면에 약간일지라도 평온과 평화, 신뢰와 더불어 어떠한 봉사를 하고 싶은 원의가 일어난다. 바로 부활이 우리 내부로 침투하는 것이다.
_388쪽
들어가며
첫째 묵상 교회의 복음서인 마태오복음
― 복음서의 대단원(28,16-20)
둘째 묵상 최후의 심판
셋째 묵상 우리의 죄
넷째 묵상 내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가?
다섯째 묵상 인간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가?
여섯째 묵상 세례 받아야 할 처지
일곱째 묵상 기도의 은혜
여덟째 묵상 예수님의 수난
― 베드로에게 주님과 자신을 알게 하다
아홉째 묵상 하느님의 연약하심
열째 묵상 하느님의 상처
열한째 묵상 하느님의 죽음
열두째 묵상 다채로운 부활 체험
열셋째 묵상 새롭게 사물을 보는 눈
열넷째 묵상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카를로 마리아 마르티니 추기경
1927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태어났으며, 1944년 예수회에 입회하여 1952년 사제품을 받았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신학박사, 교황청립 성서대학원에서 성서학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성서대학원장 및 그레고리오대학교 학장을 역임했다. 1980년 밀라노대교구 교구장 착좌, 1983년 추기경으로 서임되었다. 2002년 은퇴 후 성경 연구와 기도 생활에 전념했으며, 종교간대화를 위한 노력과 통찰력 있는 많은 저술을 남겼다. 2012년 선종했다.
옮긴이 성염
가톨릭대학교 신학부를 졸업했으며, 교황청립 살레시오대학교에서 라틴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서강대학교에서 철학과 교수로 재직했고, 주교황청 한국대사를 지냈다. 「고전 라틴어」 등을 저술하고 아우구스티누스의 작품들을 우리말로 번역했으며, 2020년 한국가톨릭학술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