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저승에 가심이 보여주는 구원과 희망의 길
그리스도교 신앙은 부활 신앙이다. 우리 신앙에서 예수님의 탄생 못지않게 십자가 죽음과 부활은 가장 큰 사건이기에 교회는 파스카 성삼일과 부활절을 통해 이를 기념하고 있다. 그런데 예수님이 돌아가신 성금요일과 파스카 성야 사이에서 성토요일은 뭔가 슬쩍 지나가버리는 느낌이다. 우리는 매주 사도신경을 암송하며 예수님께서 저승에 가심을 고백하지만, 그 의미에 대해서는 제대로 새겨듣지 못한 것이 아닐까? 심지어 ‘저승’에 대해서는 두려운 곳이라는 이미지가 가득하다. 예수님이 사흘간 계셨던 곳임에도 말이다. 이러한 의구심을 불식시켜 줄 수 있는 책이 나왔다. 2022년까지 이탈리아 보세 수도 공동체 원장을 맡았으며 성서학자인 사비노 키알라가 쓰고, 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교의신학을 가르치는 명형진 신부가 번역한 '저승에 가시어'가 그것이다.
이 책의 화두는 ‘예수의 저승에 가심’이다. 이에 관해 Ⅰ장에서는 고백의 전통을, Ⅱ장에서는 그 다양한 의미들을 살펴본다. 즉 성경과 전승 속에서 ‘예수님의 저승에 가심’이 어떻게 기술되었는가를 추적하고, 이를 통해 교의적인 의미를 밝히고 있다. 본문의 분량이 많지 않고 쉽게 쓰여 일반 신자들도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지만, ‘저승에 가시어’라는 짧은 대목에도 가톨릭의 풍부한 전승이 있음에 독자들은 깜짝 놀라게 될 것이다.
역자인 명형진 신부는 ‘예수님의 저승에 가심의 신비는 당신의 죽음과 부활 사이의 공간을 메워줍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죽음과 부활 사이에서 저승에 가심으로써 인간의 삶과 죽음 그리고 죽음 너머의 영원한 삶을 엮어주신다는 것이다. 이렇게 예수님은 우리와 ‘죽음 안에서만’ 함께하시고자 하신 것이 아니라, ‘죽음을 넘어서고자’ 하셨기에 우리에게 구원과 희망의 길을 보여주셨다. 사순 시기, 특히 성토요일을 맞아 예수님의 저승에 가심을 깊이 묵상하는 기회를 갖는 것은 우리들이 부활 신앙을 향해 한걸음 더 나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되리라 여겨진다.
옮긴이의 말: 예수님께서 저승에 가셨는가?_ 7
들어가는 말_ 25
Ⅰ. ‘예수의 저승에 가심’에 대한 고백의 전통
1. ‘예수의 저승에 가심’의 성경적 기초_ 30
2. 신앙고백문에서의 ‘예수의 저승에 가심’_ 32
3. ‘예수의 저승에 가심’에 대한 간략한 보충 해설: 교부들의 증언_ 36
4. 전례와 예술에서의 ‘예수의 저승에 가심’_ 45
5. 저승에 내려간 세례자 요한_ 50
Ⅱ. ‘예수의 저승에 가심’에 대한 다양한 의미들
1. 침묵의 날_ 58
2. 또 한 번의 강하(降下)_ 61
3. 싸움: “죽음을 통해서 죽음을 없애심”_ 69
4. 해방의 선포_ 75
5. 전인적 구원을 위한 사건_ 81
6. 저승은 비어있다_ 88
7. 그리스도는 아직도 저승에 있는가?_ 100
나가는 말_ 111
참고문헌_ 115
글쓴이 사비노 키알라(Sabino Chialà)
이탈리아 영성가 엔조 비앙키(Enzo Bianchi)가 1965년 설립한 보세 수도 공동체(comunità monastica di Bose) 수도자이며 이탈리아 신학자이자 성서학자다. 2022년까지 보세 수도 공동체 원장을 맡았다.
옮긴이 명형진
인천교구 소속 사제로 2013년에 서품되었고, 교황청립 우르바노 대학교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 취득 후 현재 인천가톨릭대학교에서 종말론, 교회론, 삼위일체론 등을 강의하며 사제양성자로 소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의 신앙은 안녕하신가요?'(인디콤, 2019), '신앙의 면역력'(위즈앤비즈, 2021)이 역서로는 '때가 찼으니!'(인천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22)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