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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과 단단히 이어주는 ‘희망의 닻줄’

이 책은 ‘주님 탄생 예고’와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 등 대림 시기의 주요 복음을 묵직한 여운을 남기는 표현들로 풀어낸 묵상서다. 저자는 삶의 격랑 속에서도 하느님을 굳게 신뢰하는 이가 누리는 평온한 기쁨을 이야기하며, 참된 희망은 ‘근원적으로 승자勝者인 하느님께 미래를 거는 것’이기에 결코 틀리지 않는다고 일러준다.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기에 그리스도인의 삶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림 시기를 사는 것과 같다고 강조하는 이 책은, 마리아처럼 우리 안에 품은 하느님을 나르는 사람이 되자고, 보물 같은 그분을 전하기 위해 길을 떠나자고 초대한다.

닻을 제대로 내린 배는 출렁이는 파도에 휩쓸려 떠내려가지 않는다. 온갖 세파 가운데서도 “영혼의 닻”(히브 6,19)이신 주님과 단단히 이어져 있고 싶은 이들에게, 「마리아는 길을 떠나」는 튼튼한 ‘희망의 닻줄’이 될 것이다.

[책속에서]
바람을 제대로 받아서 부풀어 오른 돛처럼, 성령으로 잉태한 여인의 몸은 매우 분명하고 힘 있는 상징입니다. ‘주님 뵐 날을 고대하며 하늘 항구를 향해 항해를 계속하는 세상’이라는 배가 순조롭게 나아갈 수 있도록 그 위에 둥그렇게 부푼 돛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입니다.
_10쪽

고개를 들지 않는 사람은 무지개가 뜬 것을 볼 수 없다. 우리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할 때라도, 한줄기 빛이 눈물에 닿으면 무지개가 떠오른다.
_21쪽

누군가를 깊이 신뢰할 때 얻는 평온함… 아무 바람에나 날리는 깃털의 가벼움이 아니라, 공중에 떠있다가 더 멀리 날아가기 위해 바람의 힘을 이용하는 새의 가벼움… 바람을 만난 새는 날갯짓을 하지 않는다.
_23쪽

영원은 모든 순간 속에서 빛나고, 모든 순간은 영원 속으로 스며든다.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기에, 그리스도인의 삶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대림 시기를 사는 것과 같다.
_27쪽

하느님이 베들레헴에서 수없이 태어나신다 해도, 우리 안에서 태어나실 수 없다면 참으로 허무할 것이다. 모쪼록 우리 안에서 친구처럼 허물없고 연인처럼 섬세한 하느님이 태어나시기를!
_29쪽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이 누군가의 삶을 위로해 주지 못한다면, 우리는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_55쪽

성모님에 대한 참된 신심을 고취하기 위해 성모 호칭 기도문에 ‘모든 은총의 중개자’ 같은 엄숙하고도 거창한 호칭을 하나 더 추가하는 일이 과연 얼마나 효과적일지 궁금하다. 좀 더 소박하고 우리 삶과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서둘러 가는 여인’ 같은 호칭을 추가하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_84쪽

하느님을 잉태한 채 유다 산악 지방으로 길을 떠나는 마리아의 모습은, 우리 삶의 의미와 목적에 관해 복음서가 제시하는 장면 가운데 가장 강렬하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은, 삶에서 자기 안에 품은 하느님을 나르는 사람이 된다는 뜻이다. 보물 같은 그분을 전하기 위해 길을 떠난다는 뜻이다.
_87쪽


독자들에게

1 빛을 품다 (루카 21,25-28.34-36 / 대림 제1주일 복음)  

2 사랑을 믿다 (루카 1,26-38 / 대림 제3주간 금요일 복음)

3 햇살을 나르다 (루카 1,39-56 / 대림 제4주일 복음)


글쓴이 에르메스 론키

1947년 이탈리아 우디네 아티미스에서 태어났다. 마리아의종수도회 소속 사제이며 저술가이자 기고가이다. 로마 교황청립 마리아대학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파리가톨릭대학교와 소르본대학교에서 종교학과 문화인류학을 공부했다. 지금은 마리아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여러 가톨릭 매체에 복음 묵상 칼럼을 기고하고 있다. 지은 책에 「복음이 나에게 물었다」·「내가 너의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등이 있다.​


옮긴이 박미애

성바오로딸수도회 수녀로, 옮긴 책에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교황 요한 23세」·「걱정 말아요 365일」·「오상의 성 비오 신부와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내가 너의 집에 머물러야 하겠다」 등이 있다.